유엔난민기구(UNHCR)는 9일, 방글라데시로 대피한 미얀마의 무슬림 소수민족 로힝야족이 의료 등 기본적인 생활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로힝야 난민 대다수는 미얀마군의 탄압에서 벗어나기 위해 2017년 라카인주에서 방글라데시로 피난. 국외로 피난한 로힝야 난민은 현재 120만명 이상이다.
UNHCR은 보고서에서, 임신중인 여성이 의료서비스를 받으려면 현지 행정담당자의 승인을 받은 후, 남성이 동행한 가운데 검문소를 통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검문소에서 금품을 요구받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는 등 절차가 복잡하고 금전적인 부담도 크기 때문에 의료서비스를 받기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난민캠프에서 조산사로 활동하고 있는 한 여성은 UNHCR에, “환자가 위중해도 오후 6시 이후에는 야간외출이 금지되어 있어 밖으로 나갈 수 없다. 동행인은 1명만 허용되며 휴대전화는 반입이 허용되지 않는다. 약값도 비싸진다”라고 호소했다. 이 여성은 조산사로 정식 교육을 받지 않았으나 20년간 500명 넘는 출산을 도왔다고 한다.
라카인주에 위치한 UNHCR 사무소의 페데리코 세르사레 소장은 “지원은 물론 필요하지만, 로힝야족에 대한 권리와 자유의 보장, 커뮤니티간 사회적 결속, 캠프 폐쇄, 그리고 그들이 집이나 선택한 장소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로힝야족 문제의 지속적인 해결에 필수적인 사안”이라고 주장했다.